MILAN DESIGN WEEK 2025 Mobility Review

2025. 5. 9. 10:38Design Story/Exhibition Review

© Fuorisalone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핵심 축인 Fuorisalone은 전통적인 가구·조명 브랜드들뿐 아니라, 이제는 자동차 브랜드에게도 가장 중요한 무대가 되었다. 단순히 차량을 전시하는 자리를 넘어, 브랜드의 철학과 디자인 언어를 ‘경험’으로 풀어내는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5년의 Fuorisalone은 자동차가 감각적인 설치미술과 공간연출을 통해 어떻게 ‘감성의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이었다. 그중에서도 네개의 브랜드가 보여준 방향은 기술과 디자인, 감성과 미래를 정교하게 엮어내며 관객의 기억에 깊이 남았다.

 

 


 

BMW Design Group – Vibrant Transitions

감성으로 이동하는 디자인

 

BMW Design Group은 이번 Fuorisalone에서 ‘Vibrant Transitions’라는 전시를 통해 기술과 감성, 물성과 디지털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이 전시는 MINI와 BMW, 두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전시 공간을 감각의 통로처럼 구성되었다. 관람객은 공간을 걸으며 색, 빛, 사운드, 소재, 인터페이스가 유기적으로 반응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이는 자동차가 아니라 ‘경험’을 중심에 둔 브랜드의 새로운 태도로 비추어졌다.

전시된 BMW X3는 매트한 블루의 Frozen Tanzanite Blue를 선보이며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감각적인 전환을 강조했다. BMW는 이제 ‘정밀한 기술’에서 ‘몰입 가능한 감성’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으며, 이번 전시는 그 전환의 언어를 매우 정교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자동차를 넘어, 브랜드가 감정의 흐름과 사용자의 관계까지 디자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전시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BMW

반대편엔 새로운 올-일렉트릭 MINI Cooper의 클래식한 실루엣과 현대적인 감성의 조화가 특히 인상적이었고, 전기 모빌리티의 실험적 접근을 보여주는 전기 오토바이 CE 02도 눈에 띄었다. MINI와 BMW는 이번 전시를 통해 각기 다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경험 중심의 디자인이라는 공통된 태도로 하나의 세계를 구성했다. 기술에서 감성으로의 전환, 그 흐름은 ‘Vibrant Transitions’라는 이름처럼 다층적이고 유기적인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었다.

 

MINI

 


Maserati – Rolling Tailoring

달리는 오브제, 이탈리아 장인의 손끝에서

 

Maserati는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Giorgetti와 협업하여 ‘Rolling Tailoring’이라는 전시를 선보이며 자동차와 가구 디자인의 경계를 허물었다. Maserati는 이 협업을 통해 단순한 고급차가 아니라, ‘움직이는 감각의 공간’을 제안했고, Giorgetti는 이를 섬세한 장인의 언어로 시각화해냈다. 럭셔리라는 개념이 감정에 닿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이 브랜드의 철학은 이번 전시를 통해 매우 세련되게 전달되었다. 기존의 자동차 전시가 기술력이나 형태에 집중했다면 Maserati는 감성적 연결과 조형의 여운을 더 오래 남기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맞춤’이라는 개념을 단순한 사양 옵션이 아닌, 삶의 방식으로 확장해 보여준 것이 이번 전시의 진짜 포인트였다.

 

Maserati X Giorgetti

 


Zeekr – The Art of Connection

감정과 기술 사이, 이동의 감각을 잇다

 

중국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Zeekr는 ‘The Art of Connection’이라는 전시 테마에 맞춰, 기술과 감정, 정적 구조와 유동적 경험의 사이를 디자인으로 연결해낸 대표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전기 MPV ‘Zeekr Mix’를 공개하며 자동차의 정의를 다시 묻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전면에는 헤드램프 대신 하나의 유리 패널처럼 이어지는 블랙 글라스 라인이 적용되어 기술적 미니멀리즘을 강조했고, 후면부까지 이어지는 매끄러운 곡선은 전기차 특유의 유선형 실루엣을 극대화했다. 색상 역시 전시 컨셉에 맞춰 반사 없이 컬러를 한껏 머금은 듯한 매트한 레드와 하이글로시 블랙의 대조를 사용해 감성과 기술의 이중성을 표현했다.

 

Zeekr

 


KIA – Opposites United

감각의 경계를 허무는 상반된 조화

 

KIA가 선보인 전시는 단순한 자동차 디자인을 넘어서, 감각적이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쇼케이스였다. 빛과 그림자의 순환을 형상화한 구조로 거대한 거품과 수증기를 이용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유영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는데, KIA의 철학인 ‘상반된 것들의 조화(Opposites United)’를 가장 직관적으로 전달한 공간이었다. 이 전시는 차량 자체보다는 감각과 지각의 구조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디자인 경험’에 집중했으며, KIA가 자동차가 아닌 공간과 관람자의 관계를 통해 메세지를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관람객은 단순히 전시를 보는 것이 아니라, 빛의 흐름과 소리, 기류의 변화 속에서 브랜드가 정의하는 ‘미래 이동성의 감성’을 체험하게 되었다. 기술과 예술, 제품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든 이 전시는 이제 자동차 브랜드를 넘어, 경험을 디자인하는 브랜드로 확장되고 있음을 강하게 암시했다.

 

KIA

 

2025년 Fuorisalone은 브랜드 철학과 디자인 가치에 대한 선언이었다. BMW와 KIA는 이들이 추구하는 디자인의 정체성을 묻는 철학으로, Maserati는 감성을 공유하는 호흡의 방식으로, Zeekr는 기술을 감정과 연결하는 언어로 자동차를 이야기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이제 자동차는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라, 느껴지는 경험이다.”

디자인은 언제나 가장 빠르게 변화의 방향을 말해준다. 그리고 그 중심엔, 이제 자동차가 있다.

 

 

 

©gi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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