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AN DESIGN WEEK 2025 Interior Review

2025. 5. 9. 10:37Design Story/Exhibition Review

© Salone del Mobile

 

매년 봄, 디자인계의 이정표처럼 여겨지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 Design Week)

전 세계 브랜드, 디자이너, 에디터들이 모여 ‘지금 디자인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를 가장 직접적으로 논의하고, 실험하고, 구현하는 장이다. 2025년의 밀라노는 겉으로는 한층 절제되어 있었지만 그 안에는 감각의 밀도와 정서적 깊이가 가득했다. ‘공간이 어떻게 감정을 담을 수 있는가’에 대해 진지한 탐구가 느껴졌달까. 그 변화의 중심에는 다음 세 가지 키워드가 있다.

 


Point 1

Introspective Color

내면을 닮은 색

 


2025년 컬러 트렌드는 ‘내면’을 응시했다. Introspective Color, 이 감성적인 이름처럼 색은 표면을 꾸미는 데 만족하지 않고 감정의 농도를 담아내었다. 지난해 주목받았던 뉴트럴 컬러와 밝고 맑은 톤들은 이제 그 역할을 내려놓았고, 자연 그대로의 원석, 흙, 금속에서 영감을 받은 농도 짙은 컬러들이 주인공이 되었다. 루비처럼 강렬한 레드, 심해의 블루, 사암과 광물의 결을 닮은 스모키한 브라운과 그레이는 단순히 예쁜 색을 넘어, 공간 안에서 감정을 리드하는 색으로 자리 잡았다.

 

edra
knoll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이러한 컬러들이 공간에 머무는 사람의 정서에 실제로 영향을 준다는 점이었다. 감성적인 무게감이 공간을 지배할 때, 우리는 그곳에서 시각 이상의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밀라노에서 마주한 2025년의 컬러는 바로 그런 방식으로 사람과 공간을 연결했다.

 


Point 2

Material Tension

감각이 부딪히는 6:4의 조화

 


이번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흥미로웠던 또 하나의 변화는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었다. ‘Material Tension’, 즉 감각이 충돌하는 6:4의 조화는 그 이름처럼 소재 간의 미세한 긴장 관계를 중심에 두었다. 그동안 익숙하게 보아왔던 유리와 스테인리스, 대리석과 우드처럼 명확한 중심과 보조가 구분되는 8:2의 구성은 이번 시즌 들어 균형의 방식을 달리했다. 텍스처가 살아있는 유리와 과감한 패턴의 대리석, 뚜렷한 결을 지닌 우드와 컬러감이 강한 스웨이드, 대비되는 패브릭 등 서로 다른 감각들이 더 높은 비율로 맞물리며 대등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knoll / cierre1972
cierre1972

이는 단순한 소재 믹스 이상의 변화다. 각각의 질감이 공간의 주도권을 나누고 공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각적으로는 더 입체적이고, 감각적으로는 훨씬 더 섬세한 밀도를 만들어낸다. 대립보다는 공존, 장식보다는 감각 자체의 드러내는 이러한 구성은 그 자체로 공간에 이야기를 부여하였다.

 


Point 3

Bold Gradation

점진이 아닌, 단호한 변화

 


마지막 특징은 색의 흐름을 다루는 방식, 특히 그라데이션의 변화다. 이전까지 그라데이션은 톤온톤 기반의 미묘한 명도 변화로, 공간의 깊이를 부드럽게 더해주는 보조적 장치였다. 하지만 2025년의 그라데이션은 단호했다. Bold Gradation이라는 이름 그대로, 올해의 그라데이션은 더 이상 부드러운 연결이 아니다. 어두운 컬러에서 투명에 가까운 유리로 확연히 전환되는 글라스, 블랙에서 화이트로 단호하게 이어지는 패브릭은 그라데이션이 시각적인 흐름이 아닌, 디자인의 주체적 장치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antoniolupi / max design
FENDI / ARTE VENEZIANA

그라데이션은 이제 단지 톤의 변화가 아니라 공간의 감정 곡선을 직접 이끄는 요소다. 그 리듬은 점진이라기보다 전환에 가깝고, 은은함보다는 명확한 결단에 가깝다. 감각의 흐름을 다시 설계하는 이 강한 전환은, 보는 사람의 감정에도 분명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2025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트렌드라는 뚜렷한 색상도, 파격적인 형태도 적었지만, 그 어떤 해보다도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전시였다. ‘지금 우리가 공간에 바라는 감각은 무엇인가?’ 컬러, 소재, 표현 방식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이 감정의 언어로 재해석되었고, 디자인이 사람에게 어떤 감각을 건넬 수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시선을 자극하는 장면은 줄었지만, 그 자리에 남은 건 오래 들여다보고 싶어지는 디테일과, 감정과 관계 맺는 방식이었다.

 

디자인은 이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gi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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