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중인 가전 시장

2025. 3. 10. 08:19Design Story/Home Appli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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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의 가전 시장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숨 고르기’ 중이다. 한동안 가파르게 성장하던 가전 업계는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그리고 중국 브랜드의 저가 공세가 맞물리면서 성장이 둔화되었다. 소비자들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전년 대비 매출 역시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이다. 특히 중국 브랜드들이 가성비 전략으로 시장을 잠식하면서, 국내 가전업체들은 더욱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이 상황이 단순한 침체기라고 단정 짓기는 이르다. 변화의 조짐은 이미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데, 단순히 가격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과 소비 트렌드에 맞춰 시장 자체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한숨 돌리는 시간이지만, 그 안에서도 놓쳐서는 안 될 가전 시장의 세가지 트렌드를 살펴보려 한다.

 


 

Point 1 ) 렌탈 경쟁 : 구독 가전 시대의 도래

 

가전제품 한 번 사면 몇 년은 써야 한다? 이제는 옛말이다.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가 영화와 음악을 구독하듯, 가전도 이제 ‘소유’가 아닌 ‘구독’의 흐름을 타고 있다. LG와 삼성은 전통적인 일시불 구매 방식을 뒤집고, 가전을 렌탈로 제공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출처 : 조선일보, 딜사이트, 아주경제

 

자료 : KT경제경영연구소

 

예를 들어, LG의 ‘케어솔루션’은 정수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같은 생활 필수 가전을 렌탈 서비스로 제공해, 마치 월 구독료만 내면 최신 가전을 즐길 수 있는 ‘가전 올인원 패키지’를 선보인다. 삼성의 ‘삼성 케어 플러스’ 역시 스마트폰, TV, 그리고 다양한 가전을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소유의 시대”에서 “경험의 시대”로 소비 트렌드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런 변화가 생긴 이유는?


첫째, 현대인의 ‘필수 가전 리스트'가 점점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냉장고와 세탁기만 있으면 충분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까지 있어야 ‘완벽한 집’이 된다. 하지만 이 모든 가전을 한 번에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렌탈 서비스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둘째, 가전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최신 기능을 자주 경험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욕구가 커지고 있다. 한 번 사면 오래 써야 하는 가전의 특성상, 빠르게 변하는 기술을 따라가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구독 모델을 통해 언제든지 최신 가전을 사용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트렌드에 맞춰 가장 효율적인 제품을 경험할 수 있고, 기업들은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으니, 서로에게 ‘윈-윈’인 셈이다.

 

결국, 가전을 ‘소유’하는 대신 ‘구독’하는 방식이 점점 대중화되고 있다. 매달 구독료만 내면 필요할 때마다 최신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마치 “매년 최신형 스마트폰을 쓰는 것 같은” 매력을 선사한다. 렌탈 경쟁은 단순히 가격 부담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최신 기술과 편리함을 꾸준히 경험하게 하는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Point 2 ) 럭셔리 가전, 경험까지 프리미엄하게!

 

요즘 소비자들은 단순한 숙박이 아닌, ‘나만의 공간에서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 그래서인지 호텔보다는 독채 고급 풀빌라, 프라이빗 펜션, 감성적인 에어비앤비 숙소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히 잠을 자는 곳이 아니라, 개별 공간에서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며 프리미엄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가전업체들도 제품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제품을 체험하며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예를 들어, LG전자는 스테이폴리오와 협업해 ‘여행 속 가전 체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기존 호텔이 아닌, 감성적인 프라이빗 숙소에서 스타일러나 빌트인 오븐 같은 프리미엄 가전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스테이폴리오 X LG전자

 

이 전략이 효과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는 “이 숙소에서의 경험처럼, 내 집에서도 이런 프리미엄 라이프를 누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즉, ‘럭셔리한 삶의 방식’ 자체를 체험하게 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결국, 프리미엄 가전은 기능만 좋은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까지 제안하는 브랜드 경험이 되어야 한다. 단순한 구매를 넘어, 가전을 통한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경험하게 만드는 전략이야말로, 오늘날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이다.

 


 

Point 3 ) 멀티 가전 : 하나로 두 가지 기능을!

 

기술이 발전하면서 한 제품이 여러 역할을 하는 ‘멀티 가전’이 대세가 되고 있다. 예전에는 각각 따로 구매해야 했던 기능들이 이제는 하나의 제품에 통합되며, 공간 절약과 편리함을 동시에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세탁기+건조기’ 콤보다. 예전에는 세탁이 끝나면 젖은 빨래를 건조기로 옮겨야 했지만, 이제는 자동으로 건조까지 진행되는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삼성의 ‘비스포크 AI 콤보’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하나로 합쳐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면서도 편의성을 높인 대표적인 멀티 가전이다.

 

삼성전자

 

이런 변화가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좁아지는 주거 공간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도시 아파트의 평균 전용면적이 약 15~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간이 줄어든 만큼, 하나의 제품이 여러 기능을 수행하는 멀티 가전의 필요성이 커졌다.


두번째는, 편리함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때문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번거로운 과정에 시간을 쓰고 싶어 하지 않는다. 세탁과 건조를 따로 하는 대신 한 번에 해결하는 제품, 공기를 정화하면서 동시에 가습까지 해주는 기기처럼, 여러 기능을 하나로 합쳐 더욱 효율적인 사용이 가능한 가전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결국, 멀티 가전은 단순한 기능 결합이 아니라, 공간 활용, 시간 절약, 라이프스타일 최적화라는 현대 소비자의 핵심 니즈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 대로 두 가지, 세 가지 기능을!’ 실현하는 스마트한 가전제품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가전 시장이 다소 주춤한 분위기지만, 그 안에서는 여전히 새로운 흐름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렌탈 & 구독 서비스의 확산, 고객 경험 차별화, 멀티 가전의 인기, 그리고 프리미엄 & 맞춤형 제품의 부상까지! 소비자들의 생활 방식이 바뀌는 만큼, 가전업계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지금은 숨을 고르는 시간이지만, 다음 라운드는 더 역동적이고 혁신적이지 않을까? 변화의 물결 속에서 어떤 브랜드가 한발 앞서 나갈지, 앞으로의 시장 흐름을 기대해보자!

 

 

©gi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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