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디자인

2016. 2. 26. 11:15Design Story/Lifestyle & Interior





세계경제포럼 (WEF) 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위험요인은 기후변화 라고 한다.

이 보고서는 전세계 학자, 최고경영자, 정치지도자 등 750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인데

2006년 발간 이래 최대 위험요인으로 기후변화를 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좌) 과 배우들(우)



경제와 기후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은 최근 개봉한 영화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빅쇼트" 에서는

경제 사이클 이면을 드러내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중에서도 말하고 싶은건 금융위기를 예견한 사람들의 다음 타겟이

바로 물과 좋은 씨앗 이라는 점이다.

신젠타 홈페이지


중국은 올해 1개월여만에 작년 기준 60% 규모의 M&A 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건이 있었는데 바로 켐차이나의 신젠타 (스위스, 농약종자기업 세게3위) 인수였다.

430억 달러 (약 52조원) 의 막대한 자금은 중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 사례 중 역대 최대규모 라고 한다.

이번 인수를 통해 중국은 몬산토 라는 공룡이 건재한 미국에 이어 세계 농약/종자부문 2위 국가가 되었다.

머지않은 미래에 종자전쟁, 식량전쟁 등의 시대가 예상되면서

결국 기후와 관련하여 자연환경, 식량등이 경제의 중요한 지표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수요미식회: 해외특집 호주편



국내에서는 최근 몇년동안 먹방, 쿡방이 트렌드를 이끌었는데, 

tvN의 미식 토크쇼 프로그램인 "수요미식회" 에서는 50회를 맞이하여 해외특집 호주편 을 방영했다

이 방송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호주의 음식문화인 Next Generation 트렌드 였다.

쉐프부터 소비자까지 대부분의 호주인들은 다음세대의 먹거리 보존을 위한 자연보호를 가장 우선에 둔다.

낭비하지 않으려하고 환경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지금 자연이 망가지면 후손들의 먹거리가 사라질 수 있다"

라는 위기감의 결과로도 보여진다. 



                                                                                                                                  Veganz                                                                                                                         채식과 환경효과 (비주얼다이브)


환경보호는 우리의 식습관을 통해서도 실천할 수 있는데, 일주일 중 하루 채식을 통해

차량운행 감소,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물 절약 등의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2011년 독일에서 시작한 엄격한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마트, Veganz 도  미국내 최초로 포틀랜드에서 오픈할 예정인데

이처럼 실생활에 밀접한 식량과 관련하여 건축도 변하고 있다.






01

건축과 식량


2014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는 Reinventer Paris 라는 창조 도시 공모전이 시작되었다.

파리지앵의 삶과 일. 그리고 여가에 새로운 변화를 찾고자 했던 안 이달고 (Anne Hidalgo) 파리시장은

도시 자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생각하고, 23개 지역을 스팟으로 모든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협업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이러한 파리의 선택에 총 815개의 프로젝트가 몰렸고 최종 75개의 프로젝트가 남았다.

그리고 15개월만에 소우 후지모토, 데이비드 치퍼필드 등 유명 건축가가 포함된 23개 안이 선택되었다.

주목할 점은 단순히 새로운 건축 디자인 모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모델 (수익성) 의 방식을 기대했다는 점이다.

더불어 상당수의 프로젝트가 식물을 활용한 아이디어 였다는 사실도 주목할만 했다. 



    Multi-Layered City


그 중 미래의 푸른 파리를 꿈꾸는 Multi-Layered City 는 

도시농장과 녹색 나뭇잎으로 둘러싸인 건축의 정원 네트워크로

공기정화와 아름다운 도시 경치를 만들어 자연에 한 층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해준다.


순환도로 사이트의 중심에는 녹색 나무들을 두고, 곡선의 스카이워크로 연결되어

빌딩의 다목적 사용을 위한 클러스트가 될 수 있다.

특히 건축의 지붕은 누구나 접근 가능한 도시농장과 정원이 계획되어져 있는데

이 곳에서는 파리에서 첫 수확될 차 (tea) 가 재배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붕 정원과 건축의 모든 층에 있는 발코니에서도 식물을 키우기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



    food-farm tower by ABF-lab



이외에도 파리를 기반으로 2011년에 설립된 디자인 집단 ABF-lab 은

프랑스에서는 처음으로 농업시스템이 적용된 건축프로젝트 food-farm tower 을 진행 중이다.


건축과 에너지, 기후, 엔지니어링이 융합된 프로젝트에 특화된 

이들의 설계방향은 태양의 이동 경로를 따라 최적화된 볼륨으로

가능한 생산성을 최대로 높여 인공광원의 사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 목적이다.


건강에 좋은 최고 퀄리티의 로컬 푸드 생산과 비용 및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등을 통해 삶의 환경을 향상시키면서

프로젝트와 사람을 프로세스의 중심에 두는 인간중심 접근 방법으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Urban farming utopia in india by Vincent Callebaut 



사실 도시농업의 유토피아는 인도 (India) 이다. 

실제로 세계 투자자금이 인도 태양광 발전 산업에 몰리고 있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태양광 산업에 확신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벨기에 건축가 빈센트 칼보는 농생태학자들과 함께

자급자족 도시 모델로서 식량재배와 에너지생산까지 가능한 건축 디자인을 선보였다.


에너지 분산과 식량산업의 공동화라는 두가지 큰 목적을 지닌 6개의 건물은 (각 36층)

델리 숲의 자원을 이용한 구조용 면재료를 활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스틸로 보강된 타워는 안정적인 자연 냉난방을 위해 지구의 열관성을 활용하고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를 위해 풍력발전과 광발전 시스템이 적용된다.








02

자연재해와 디자인



은둔의 땅으로 알려진 네팔에서는 작년 4월, 엄청난 재앙을 맞이해야 했다.

8,500명이 사망하고 1만명이 넘게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네팔 대지진은

피해만큼이나 전세계인들의 안타까움과 애도의 물결을 일으킨 지구의 슬픈 현실이었다.





지진외에 다양한 자연재해의 원인으로 많은 이유들이 있게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의 몸부림 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처럼 점점 늘어나는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아이디어와 디자인은

이제 컨셉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가가고 있다.


최근 UC 버클리 연구팀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지진을 감지할 수 있는 무료 안드로이드 어플을 배포했다.

사용자들에게 다가올 지진을 예보하여 대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인데

핸드폰의 가속도 센서로부터 정보를 분석해 지진의 진동 프로파일과 일치하면 작동하게 되는 원리이다.



   MyShake



사실 진도 5.0 이상만 감지할 수 있는 MyShake 는 전통적인 지진 네트워크를 대체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네트워크가 없어 지진에 취약한 지역 (ex. 네팔, 페루 등) 에서는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있다.

  현재 34억명이 넘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이들의 정보를 모은다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진은 발생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한데 

기존 시스템보다 10초 이상 빠르게 통보가 가능한 MyShake 프로세스는

피해 예상지역 사람들을 1초라도 빨리 대피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MINIM+AID by nendo



지난 2011년 일본에서 지진이 일어날 당시에는

북동지역의 전기가 끊기고 440만명이 집을 떠날 수 밖에 없었고, 150만명은 물이 없는 고통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이날 이후 재난에 대비한 도구의 필요성을 느낀 일본의 국가대표 디자인스튜디오 NENDO 에서는 

방재세트 MINIM+AID 를 선보였다.


이제 사람들은 전통적이고 평범한 재난대비 KIT 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적절하게 사용가능한 다목적 솔루션을 갈망하고 있다.

이런 요구에 맞춰 개발된 MINIM+AID 는 지름 5cm 의 슬림한 케이스로 휴대가 쉽고

방수는 물론, 물에 뜨도록 만들어졌다. 


그 안에는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호루라기, 

수동으로 저력을 생산하고 다른 기기를 충전시킬 수 있는 라디오,

어둠을 밝히는 랜턴, 마실 수 있는 물, 다목적 케이스 (테이프, 가위, 상비약 등 포함) 로 구성된다.


참고로 올해 6월부터 일본에서 판매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 구매해보는 것도 좋을듯 싶다.




   exo by reaction



자연재해로 인한 임시 거주공간은 오랫동안 고민되어 온 주제이다.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점점 현실화, 제품화 되면서, 

불의의 상황에서도 인간의 기본적 필요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4명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독립적 공간의 EXO 하우징 유닛 역시, 

다양한 환경 가운데서도 기본적 요구를 충족시키며 제품화 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컵처럼 쌓을 수 있는 유닛 디자인은 쉬운 적재와 빠른 운송으로 

수천명에게 24시간 안에 새로운 주거공간을 마련해 줄 수 있다고 한다.


EXO의 개발 목적 자체가 재해로 인한 피해자들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강하고 휴대성이 뛰어난 특징이 매우 중요했다. 

그 결과 4명의 어른만 있으면 가능한 손쉬운 조립과 전력 공급이 가능한 공간 디자인.

그리고 내장된 센서를 활용한 보안까지 더해져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공간을 제공하게 되었다.



   Hex House by Architects For Society



미국, 유럽, 중동의 전문가들이 연합하여 비영리 디자인 활동을 하는 AFS (Architects For Society) 에서도

Hex House 라는 임시 주거공간 솔루션을 선보였다.


오랜기간 지속되며 영구적인 구조체의 성격을 갖기 위해

절연금속판넬기술이 적용된 프로토타입을 최종 사용자에게 전달하여 직접 조립 할 수 있게 했다.

육각형의 형태는 실내공간에 다른 구조지지체가 없을 정도의 고유 안전성을 갖게하고,

서로 다른 유닛과 나란히 연결하여, 벽을 공유하고 확장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비가 올 때는 빗물을 모아 필터로 정화해 저장탱크에 보관/사용이 가능하고

바람의 패턴을 활용한 환기시설과 태양광으로부터 전력을 생산하는 시스템 등

주변 청정 에너지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을 선보였다.




사실 기후변화라는 것이 인간에 의해 발생했고,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에 의해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막대한 자유를 누린 대가와 책임은 어느 누군가에게 떠 넘겨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의 생활방식 하나를 바꾸는 것에서 부터 시작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보다 나은 삶을 위한 디자인, 제품, 서비스 등 이 개발된다면

그래도 희망의 한줄기 빛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