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 맞춤형으로 진화하는 아파트

2016. 4. 8. 08:42Design Story/Lifestyle & Interior





1958년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가 건립된 이래,

우리 나라 국민 10명 중 6명은 아파트에 살고 있을 정도로 아파트는 한국을 대표하는 주거유형이 되면서

 58년의 아파트의 발전사는 근대화 이후 우리의 주거문화의 흐름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서울연구데이터센터 http://data.si.re.kr


지난 2015년은  저금리와 완화된 주택정책, 재건축 열기와 함께 50만 가구를 넘는 물량을 공급하면서 

유래없이 부동산 활황기를 누렸고, 다양한 디자인으로 수요자들을 끌어들였다.

2016년들어 아파트 분양시장은 잠잠한 듯 싶지만 실주거자들의 '집의 공간'에 대한 욕망은 점점 더 커가는 듯 싶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아파트는 어떻게 성장해왔고, 현재는 어떤 패러다임의 변화의 시점에 서있는지 살펴보자.




거실과 주방을 합쳐 집의 중앙에 배치하고, 거실과 침실을 남쪽을 향하도록 하는 평면구성은 

집을 넓고 밝아 보이도록하여 마치 아파트 설계의 공식처럼 지금까지 이어져오고있다.


그런데, 2006년 발코니 구조변경이 합법화되면서 획일적인 평면에 변화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아파트 구매가 곧 자산증식으로 여겨지던 시대에는 

보여지는 것을 중시하여 화려하고 장식적인 스타일로 인기를 끌었던 반면,

2008년 세계경제위기 이후로 부동산 시장이 실거주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아파트 브랜드별 경쟁은 거주자를 배려한 실용성 중심으로 이루어 지면서

발코니확장으로 인한 여유공간 확보, 알파공간, 실용적인 수납아이디어로 편의를 제공하며 수요를 이끌었다.

마감재를 고르는 것에 집중되어 있던 디자인의 역할이

집을 살아갈 실거주자의 삶의 패턴을 연구하는 것에 중점을 두기 시작한 것도 이 때 부터이다.




평면 구성 변화에 대한 아이디어는 수년 전 부터 이어져왔지만

2015년은 이것을 실제 평면에 적극 적용하여 수요자들의 집에 대한 욕망, 다시말해서 '변화될 삶'에 대한 욕망을 끌어냈다.

집에 사는 사람들, 집 안에서 일어나는 그들의 활동을 예측하여 공간의 구성을 다변화하게 된 것이다.

디자인의 영역이 마감재의 코디네이션을 넘어 집안에서 일어나는 활동과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의 범위까지 확장된 것이다.

2015~2016년 상반기에 오픈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이러한 변화는 분명하게 보인다.




[평면 다변화]


2015년부터는 본격적인 공간구조의 변화가 일어났다.

방을 합치거나 거실을 더 넓게 활용 할 수록 가변형 벽체가 거의 모든 평면에 적용되었고, 

가족의 구성원 및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선택형 평면이 다양화되었다.


송파 호반 베르디움 더 퍼스트 101                                                                      송파 헬리오시티 84A                                                                      송도힐스테이트 레이크 99A




대림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 116



최저층과 최상층에 복층설계를 도입, 

모든 가구에 테라스를 제공하거나 전체면적의 최대 40%에 해당하는 넓은 테라스 공간을 제공하는 등

전원주택의 로망을 도입한 세대는 최대청약 경쟁률을 갱신하며 주거공간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드러내주었다.


광교 자이 더 테라스 84B



초기에는 84형에 일부 포함되던 테라스는 2015년 하반기부터는 59형등 소형에도 제공되면서 실용적인 소형에 +a를 더했다.


래미안 북한산 베라힐즈 84                                                          e편한세상 테라스 광교 84D                                                                    송파 헬리오시티 59     



다양한 매체에 의해서 알 수 있다 시피, 집의 중심이 거실에서 주방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이제껏 아파트의 거실은 전형적으로 tv와 소파가 마주보는 일방향 배치였으나,

개인의 스마트 디바이스로 미디어 컨텐츠를 접하게 되면서 최근의 거실은 tv시청의 기능을 대체하여 

서재, 취미공간, 운동공간, 다이닝 공간, 휴식공간 등으로 각 가정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다변화되어가고있다.

동시에 주방은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대화할 수 있도록 놀이와 식사를 위한 다이닝 공간으로 그 기능과 면적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암묵적으로 거실의 tv전용 벽으로 여겨지는 아트월은 최근 수납장이나 서재로 꾸며지는 모델하우스도 등장하고 있다.



안산 롯데캐슬 더 퍼스트                                                                                                                                             김포한강 이랜드 타운힐스 


2016년 3월 발표된 대림건설의 D하우스는 이러한 변화를 파악하여

건축의 주요 구조물만 제공하고, 화장실이나 주방같은 습식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거주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오픈 플랜을 아파트 설계에 최초로 도입하였다.

이는 주거자의 라이프 스타일 뿐 아니라 건물이 노후화 된 후,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까지 고려한 것이다.


동일한 면적에서 D.House로 구현 가능한 다양한 평면 (대림건설 제공)


얼마 전 분양한 대림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는 D HOUSE을 도입하여 

주방을 대면형으로 설계하여 거실에서 일어나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며

거실 중앙에 소파와 워킹스페이스가 일렬로 배치되도록 하여(116형)

공간의 소통이 다양한 방향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대림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 116 | 거실통합형





[알파공간의 활용]


알파공간은 2012년 부터 등장하기 시작하였는데, 현재 그 실용성을 더욱 극대화하여 다양한 공간으로 제안되고 있다.


안산 롯데캐슬 더 퍼스트 84B | 보조주방


2015년 하반기에 분양한 안산 롯데캐슬 더 퍼스트는 알파공간을 보조주방으로 활용하여 

냄새나는 음식의 조리공간, 주방용품의 넓은 수납공간, 재활용 쓰레기등의 수납공간을 빌트인하였고

거실 옆에 작은 서재나, 아이의 놀이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제안하였다.


알파공간은 최근에 단일 공간으로 쓰이기 보다 다른 방에 포함되어 공간에 역할을 부여받는데,

안방 내 서재로 편입되거나 다양한 방식의 드레스룸으로 활용되고있다.


송도 힐스테이트 레이크 99A | 워크인 드레스룸, 서재                                                                                        평택 자이 더 익스프레스 2차 84C | 워크인 드레스룸, 베타룸   



송도 힐스테이트 레이크 99A | 워크인 드레스룸, 서재  


또, 롯데캐슬은 최근 Storage 4.0 설계로 디자인 특허를 받았다.

테마별 수납공간 4개를 제공하는 이 디자인은

레저용품 보관을 위해 바닥단차를 없애고 탈부착이 가능한 선반을 도입한 현관/복도의 수납공간,

대형주방가전과 식료품의 수납을 용이하게 한 선반과 수분과 스크래치에 강한 타일을 시공한 주방 수납공간,

곰팡이 발생을 억제시키는 환기시스템과 선반, 화장대, 초대형 수납시스템을 도입한 쇼룸형 드레스룸,

거주자의 취미활동을 지원하도록 슬라이딩 도어를 도입한 드림알파룸으로 구성되어 있다.


롯데건설 Storage 4.0



또, 현관~거실의 가족공간에서 작은방 사이에 전이공간이 추가된 평면이 최근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세대보다 프라이버시를 존중받기 원하는 자녀의 성향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광교 자이 더 테라스 84B                                                                       별내 효성 해링턴코트 84B                                                                       별내 효성 해링턴코트 84F






[초소형 아파트의 증가]


과거에는 59형, 84형, 101형, 145형 같이 전형적인 아파트 면적의 공식이 있었으나

44형, 65형, 75형, 105형 같은 다양한 틈새평면이 증가하였고

최근 1,2인가구의 증가와 치솟는 땅 값은 필연적으로 초소형 아파트를 보편화시키고 있다.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는 전체 6725세대 중 65형 미만 소형은 1,620세대(24%), 그 중에서도 44형 초소형은 686세대(10%)에 달했다.


용인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 44A



또, 서울의 역세권 아파트도 초소형 평면을 도입하는 추세이다.


삼성 센트럴 아이파크 49A                                             송파헬리오시티 39A                                              송파 헬리오시티 49A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 49A           





[경계의 소멸, 가구와 가전, 인테리어]


이러한 변화와 함께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아파트 평면이 다양해지고, 벽이 없이 넓은 공간이 제공되기 시작하면서

벽에 붙여 배치했던 소파나 tv, 장식장은 이제 공간을 구분하는 용도로도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가구 배면의 디자인이나 멀티 기능을 가진 가구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것이다.


Caramela, Hirashima



또한 앞선 포스팅에서 보았던 방스타그램이나 먹스타그램, 2015년의 집밥, 쿡방 열풍으

주방용품/주방가전 업체들이 덩달아 수혜를 입었다.

특히 메탈소재로 된 프리미엄 가전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주방용품을 모두 메탈 소재로 구매하는 신혼부부도 많았다. 

이와 함께 메탈을 표현한 VCM(Vinyl coated metal)을 주방가구에 적용한 색다른 주방이 등장하기도 했다.

반면에 가전도 인테리어 요소 중 일부로 인식되면서 인테리어 마감재가 가전에 적용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안산 롯데캐슬 더 퍼스트 84A | 주방가구 VCM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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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아파트 브랜드별 경쟁은 소비자에게는 더 좋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

공간은 사람을 만들고, 집은 가정을 만들며, 도시환경은 사회를 만든다. 똑똑한 소비자들은 이 것을 알고 있다.

 '살고(living)' 싶어서 '사는(buying)' 싶은 집이 되기 위해서 주택공급자들은 그들의 상상 속으로 들어가야 할런지도 모른다.

저성장 시대에는 이들이 희망하는 삶과 욕구를 통찰하고 그것을 지원하는 집이 선택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