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 포스트 코로나, 근무형태 딕셔너리

2020. 6. 8. 17:00Design Story/Lifestyle & Interior

글. Editor J

 

 

 

 

자가격리, 비대면 혹은 언택트(untact), 재택근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발생 후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요즘의 일상어들이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코로나19를 최고 경고 등급 팬데믹(pandemic) 으로 선언하였고 우리의 일상은 달라졌다. 

 

전 세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코로나19 이후의 삶은 그 이전의 삶과 같을 수 없다고 한다. 기존과는 다른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새로운 기준인 뉴노멀(new normal)이 생겨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업무 환경 또한 마찬가지이다.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비대면 업무를 중심으로 근무 형태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재택근무, 리모트워크, 스마트워크, 디지털 노마드 등등 무수한 이름으로 언급되고 있는 코로나19 이후의 근무 형태들. 이전부터 쭉 있어왔던 개념들인데 왠지 모르게 뭐가 뭔지 헷갈리고 별 차이도 모르겠다. 사실 검색해보면 다 나오지만, 그렇다고 찾아보려니 그건 또 귀찮기도 하다. 그래서 투마치토커 Editor J가 코로나19 발생 후 언급되고 있는 근무 형태를 한데 모아 관련 이슈와 함께 간략하게 정리해 봤다. 

 

 


【   #집이최고_재택근무   】

 

 

#LoveWhereYouWork 라는 태그가 달린 트윗을 자주 날리는 트위터 공동설립자 겸 CEO 잭 도시 ©gettyimage

 

 

| 재택근무 (Working from Home) 

말 그대로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일하는 근무 형태.

집과 회사 시스템이 각종 통신 수단을 통해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어야 하며

사무실에서 보는 업무를 '무리 없이' 집에서 수행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필수다. 

 

 

"만약 우리 직원들이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역할과 상황이고, 계속해서 영구적으로 집에서 일하길 원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입니다. (If our employees are in a role and situation that enables them to work from home and they want to continue to do so forever, we will make that happen.)"

 

트위터의 CEO인 잭 도시(Jack Dorsey)는 지난 5월 12일 직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위와 같은 말을 남겼다. 코로나19 발병 후 가장 먼저 재택근무를 시작한 기업 중 하나인 트위터는 사실 지난해부터 ‘분산된 인력(distributed workforce)’이라는 개념을 토대로 재택근무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여온 기업이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원은 집에서 일해도 문제가 될 것이 없으며 오히려 일의 효율성, 생산성이 증가하고 기업은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트위터 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재택근무 활성화에 고민이 있었던 IT 업계에서는 의도치 않게 코로나19를 재택근무 실효성 테스트로 삼게 되었다.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제가 업무에 큰 차질이 없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직원이 한 데 모여 일해야 한다는 상식이 무너지고 있으며, 뜻하지 않게 시행한 재택근무가 업무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업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너무나 뻔하지만 각종 위기 때마다 따라붙는 상용구 '위기를 기회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들은 커뮤니케이션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보완하며 재택근무 문화의 정착을 꾀하고 있다. '근태관리'에 대한 시행착오 속에서 각종 불협화음이 나오고, 재택근무를 포기해 버리는 회사도 있으나 이러한 과도기를 통해 최적의 지점을 찾아야 하는 것이 회사와 근로자의 역할이다. 재택근무가 일반화 될 경우에는 출퇴근, 근무 시간 보다는 개인이 만들어 내는 업무성과물을 중점적으로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일하는 시간을 자율적으로 하되, 결과물을 책임지고 만들어 내는 '성과주의'가 기반이 되는 것이다. 

 

 

【  #사회적거리두기_리모트워크 

 

다양한 지역, 위치에 흩어져 있는 리모트워커들 ©istockphoto

 

 

| 리모트워크 (Remote Work)

2011~2012년 경 임대료가 비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등장한 개념.

비싼 사무실 및 주거 비용의 한계에서 벗어나 다양한 지역에서 인재를 채용하여

원격으로 협업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에서 유래되었다.

 

 

리모트워크(Remote Work)는 한마디로 원격 근무로서, 집에서 근무하는 재택근무를 포함한 더 넓은 상위개념이다.얼굴을 맞대지 않고 일하는 비대면 업무 방식이기 때문에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근무 형태다. 리모트워크가 새롭게 등장한 개념은 아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와 더불어 재택근무 시행으로 여러 기업이 기존의 전통적인 시・공간의 개념에서 벗어나 유연한 업무 환경을 조성해야 하기 대문에 새로운 일하기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근무의 경계가 시・공간의 개념을 벗어날 때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은 아무래도 통신 기술이다. 특히 PC를 넘어서서 모바일 플랫폼에서 언제 어디서든 모든 업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짜여지고 있다. 화상 회의, 채팅은 물론이고 문서 제작 프로그램 또한 폰으로 보고 작업하기 좋도록 단순화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할 수 없게 된 상황 속에서 영상회의 플랫폼 줌(ZOOM)은 하루 이용 고객 수는 3억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분기 매출이 169% 늘었을 뿐만 아니라 영상회의를 한다는 의미의 '줌하다(zoom)'라는 동사가 생겼을 정도이다. (9시에 줌할까요? ☞ Can we zoom at 9?) 

 

리모트워크를 하는 구성원들은 언제 어디서든 온라인으로 연결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일하는 시간의 자유'와 '연결의 의무'가 동시에 쥐어지는 것이다. 일하는 장소와 시간을 개인의 자율성에 맡겨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면서도 팀원간의 소통도 놓치지 않아야 진정한 리모트워크가 이루어질 수 있다. '연결'을 베이스로 삼아 매일 출퇴근 시간으로 소비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고 대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리모트워크는 사무실의 규모를 줄이고 각종 경비 지출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운영 측면의 장점도 있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운영비 절감을 경험한 후 근로자에게 재택근무를 권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도 하다. 

 

네덜란드는 이미 2007년 기준 전 사업체의 49%가 리모트워크를 활용한 유연근무제를 시행했을 만큼 리모트워크 시스템에 앞서 있고, 각종 케이스와 통계 자료를 많이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 어떤 나라보다 빠르고 체계적이며 '적응친화적'이기에 그들의 사례를 공부한다면 더 잘하면 잘했지 못할 것이 없다. 그동안은 정해진 공간에서 일정한 시간에 꾸준히 일하지 않으면 성실하지 않다고 여기는 이전 세대의 인식과 불신이 ‘걸림돌’로 작용하여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업무 형식의 변화는 리모트워크를 향해 흘러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기업은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일잘러의일하는방식_스마트워크 

*일잘러: 일 잘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 주로 SNS에 해시태그와 함께 사용됨 (#일잘러)

 

미래를 준비하는 새로운 업무방식, 스마트워크 | 최두옥 베타랩 대표, 스마트워크 디렉터 | 세바시 655회 ©Sebasi Talk

 

| 스마트워크 (Smart Work)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효율적으로 업무에 수행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 근무 형태.

재택근무, 리모트워크, 모바일 근무, 거점 오피스 등을 적시 적소에 활용한 유연한 업무 환경 안에서 이루어진다. 

 

 

약 8년 전부터 국내에 스마크워크 시스템을 도입하여 각종 기업의 컨설턴팅을 맡고 있는 스마트워크 디렉터. 베타랩의 최두옥 대표가 있다. 위의 링크는 그녀의 ‘스마트워크’에 대한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강연이다. 15분 정도 투자하여 그녀의 강연을 보면 스마트워크의 대략적 컨셉이 머릿속에 자리 잡을 것이기에 소개한다. (2016년 진행된 강의임에도 불구하고, 포스트코로나 시점에 가장 필요한 근무 방식을 설명.)

 

스마트워크는 앞서 언급된 모든 업무의 형태들이 이상적으로 꾸려져서, 업무가 최대한 스마트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드는 근무 형태이다. 앞서 언급된 재택근무, 리모트워크 뿐만 아니라, 52시간 근무제, 자율 혹은 유연근무제 등 모든 업무 시스템의 장점을 채택하여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것. 시대의 흐름에 맞게 일하는 방법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는 2010년대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워크, 스마트오피스 도입을 유행처럼 시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마트워크는 가장 이상적인 만큼, 실현 난이도가 가장 높은 편이다. 지정 좌석을 폐지하고 자율 좌석제로 사무실 책상을 아무리 바꿔봤자 인식이 변하지 않으면 절대 스마트해질 수 없다. 회사도, 근로자도, 시스템도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영리하게 변하고 움직여야 한다. 

 

최두옥 대표는 '믿음' 없는 스마트워크는 사실상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리더가 모든 정보를 파악하여 팀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형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지시'보다는 각자가 맡은 '업무의 가치' 그 자체가 일의 시발점이 된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리더는 업무를 지시하고 몇시간을 일하는 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이 갖는 업무의 가치가 결과물로써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믿고 지원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워크는 각 조직이 가지고 있는 비효율적인 요소를 파악하고 그 부분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툴을 적용하여 스스로 방법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며, 살아가고 있는 시대에 맞는 그 시대의 방식을 찾고 진화해 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포스트코로나 근무형태로서의 스마트워크는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오피스리스_디지털 노마드 

*오피스리스(officeless) : 정해진 오피스 없이 일하는 형식. 비슷한 개념으로는 오피스노마드가 있다.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업무를 하는 디지털 노마드 ©istockphoto

 

 

| 디지털 노마드 (Digital Nomad)

90년대 말, 프랑스의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가 <21세기 사전>에서 언급.

마치 유목민처럼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랩탑, 태블릿, 스마트 폰 등의 디바이스를 활용해

정보를 끊임없이 활용하고 생산하는 업무 방식을 일컫는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디지털 노마드는 마치 굉장한 신조어처럼 사용되었지만 그 이후에는 마치 ‘유비쿼터스(ubiquitous)’ 같은 단어처럼 어쩐지 촌스러움을 풍기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같은 원격근무, 언택트 소비 문화 등이 일상 중 한 모습으로 자리 잡으면서 디지털 노마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보통 디지털노마드라고 하면 노트북을 들고 전세계 어디든 여행을 떠나 그곳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프리랜서나 크리에이터와 같이 머무는 곳이 작업 공간이 되는 이들에게 적용되는 단어였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일반 직장인들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시간에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할 일을 해내는 자율성이 직장인들에게도 코로나19로 인해 갑작스레 쥐어졌기 때문이다. 직장인들도 마치 프리랜서처럼 직장으로 출근하는 것이 아니고 집에서, 집 근처 카페에서 일을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활용하여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이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는 자 진정한 디지털 노마드가 될 지어다.)

 

한편,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인튜이트(Intuit)가 발표한 <2020년 인튜이트 보고서: 다음 10년 간을 장악할 20가지 트렌드>에서는 미국 전체 인력의 40% 이상이 프리랜서 혹은 계약직으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비단 미국만의 변화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특히 본사)의 규모는 작아지고 인력은 지역 구분없이 흩어지는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다. 정규직과 그들을 위한 자리를 큰 볼륨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필수조직만 운영하며, 프로젝트 별로 인재를 꾸려 업무를 수행하는 식이다. 그리고 이러한 프로세스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디지털 노마드'의 일하는 방식이다. 언제 어디서든 디지털 기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뤄 업무를 수행해 내는 '디지털 인류'에게 디지털 노마드는 미래를 운영해 가는 주요 방식이 될 것이다. 

 


 

 

이상으로 집에서 일하는 '재택근무', 어디서든 일하는 '리모트워크', 언제 어디서든 일하는 '스마트워크' 그리고 스마트하게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소개를 마친다. 전혀 새로운 개념들이 아니지만 코로나19 이후 새로이 근무 환경에 적용될 개념들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전 세계적인 비대면 근무의 시행은 기업 전반의 문화를 뒤흔들고 있다. 모든 기업이 일하는 방식과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근무자들도 자신이 진정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보게 되는 기회를 얻었다.

 

급작스럽게 맞이한 위기와 위험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래도 잘 대처해 나가고 있기에, 기업과 근로자 모두 이번 계기를 통해 가장 스마트한 방법의 근무를 찾아내고 현명한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은 더 강해진다.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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