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2. 08:14ㆍDesign Story/Influence
Editor.H
취향을 자신의 인격과 동일시
“집 없어도 취향은 포기 못해” 가진 것은 없어도 자기 취향은 포기 못한다는 이들.
자기 삶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스스로 갖고싶어 하듯, 자신의 취향 역시 본인이 가장 아끼는 무형의 자산으로 인식한다. Z세대는 취향을 찾아 공부하고 분석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데, 이것이 과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밀레니얼과 약간 다르다. 밀레니얼이 대학 내 동아리에서 취직 스펙과 관련한 기획, 봉사, 창작, 학습 주제의 활동을 선호했던 것과 달리 Z세대는 음식, 게임, 스포츠, 휴식 등 이색적인 주제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은 결국 Z세대가 관계맺는 방식에 취향을 결합하기에 이르렀다.
소셜살롱 문토나 취향관, 안전가옥, 문래당 등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정기적인 만남을 갖고, 주제를 정해 토론하고 감상교실을 운영하며, 전문가를 초빙해 강의를 듣는 취향 공유 커뮤니티 플랫폼 비즈니스가 새롭게 탄생했다. '남의 집 프로젝트' 역시 '뚜렷한 취향을 가진 집주인'이 자신의 거실에 손님을 초청해 자신의 취향이 담긴 소품을 함께 보거나 공통된 주제로 대화하는 모임인데,
현재까지 슬램덩크, 보이차, 고수(채소) 등 60개가 넘는 이색주제로 400여 명의 낯선이들이 모였다고 한다. 취향 중심의 공동체는 밀레니얼 세대 중심으로 떠올라서 Z세대가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블로그/인스타 마켓의 D2C 성장 역시, 각자의 취향에 맞아 떨어지는 상품을 개인셀러들로 부터 가장 잘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취향을 저격당하고 존중받기 위해 Z세대는 생산자와 관계맺는 방식마저 바꾸고 있다. 안주와 맥주를 구독하는 서비스인 '벨루가', 내 취향을 확인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는 여성중심 원데이 클래스'프립', 데이트 상대가 아닌, 취향을 나눌 상대를 찾으라고 메세지를 바꾼 '틴더' 는 관계보다 취향을 중심에 둔 Z세대의 취향자존감을 잘 이해한 사례다. 이렇게 Z세대가 취향 중심으로 관계를 재정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전 세대들이 학연, 지연, 혈연 중심으로 관계를 맺었다면, 자기의 취향 외에 직업, 거주지를 알려줄 필요가 없는 저밀도 인간관계가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혼자 지내는 것이 편한 Z세대의 성향에 딱 맞다고 할 수 있다. 또, 내가 원할 때에만 선택해서 모일 수 있으니 가볍고 편리하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이들이 자신의 관심사에 집중하고 그 관심사는 서로 다를 뿐, 우열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로 시작해서 ‘나’로 끝나기 때문에 자기 결정권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고, 어찌보면 가장 공정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취향 중심으로 관계를 맺고, 취향 중심으로 소비하는 이들. “집 없어도 취향은 포기못한다.”는 영화의 대사처럼, 이들에게 취향은 자신의 정체성과도 같이 중요하다.
국내 전문가들이 Z세대에 대해서 언급하기 시작한지는 불과 1년 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이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성장기에 모바일을 접한 세대라는 점에서, 또 그 영향으로 독자적인 문화를 강력하게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 실행력이 있다는 점에서 앞선 세대와 구분되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 설명된 것들이 이들의 특징을 전부 포괄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 이들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보다 더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요한 것은 Z세대가 생성하는 문화는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특히 디지털 적응력이 빠른 한국의 Z세대는 전세계에서 주목한다는 것이다. 비록 아직 어리지만, 이들이 만들어가는 문화가 전 분야에 걸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고 광범위하고 전에 없는 새로운 양상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이들이 만들어내는 문화에 유의미한 통찰이 중요할 것이다.
<참고>
90년대생이 온다, 임홍택 저, 2018.11
최강소비권력 Z세대가 온다, 제프프롬, 앤지리드 저, 2018.12
탑클래스 3월호 스페셜 이슈, Z세대는 누구?, 2019.03
동아비즈니스리뷰 3월 issue2, 269호, GenZ, 20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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