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28. 15:41ㆍDesign Story/Influence
Editor. H
2018년은 중국의 폐자재 수입 중단이라는 결정으로 인해 플라스틱 쓰레기 오염실태와 남용문제에 대해 전국민이 현실을 직시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는 지난 해 플라스틱을 대체할 소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디자인계에서도 큰 이슈가 되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중도를 찾는 것 처럼 사람들은 과잉생산과 과잉소비에 염증을 느끼고, 이제 '소비의 수도꼭지를 잠글 때'라고 인식하는 듯 하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인식의 변화는 집단 운동으로 펼쳐지고, 이는 기업의 자발적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2018년 전후로 한국이나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하는 법안을 실행하기 시작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쓰레기 문제로 가장 뜨거운 감자인 '플라스틱'의 근미래를 전망해보고자 한다.
쓰레기가 남지 않도록 하라!
현대인이 플라스틱 없이 생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한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이다. 이렇게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절반이 바로 제품포장재인데, 특히 배송이 생명인 온라인 유통업계의 성장으로 우리나라 1인당 택배건수는 44.8건으로 미국(34.6건), 일본(29.8건), 중국(29.1건)보다 많은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폐플라스틱 관리정책의 한계와 시사점, 경기도연구원, 2019.5월)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배송서비스가 곧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배출한다는 오명으로 탈바꿈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과대포장을 지양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게, 기업도 자발적으로 응답하고 있다.
국내 포장재의 변화
국내의 경우, 풀무원은 2L 생수병의 무게를 3g줄인 초경량 생수병을 개발했고, 페트병의 라벨이 물에 의해 쉽게 분리될 수 있도록 '수분리 라벨'을 적용한다. CJ ENM 오쇼핑은 100% 종이로 된 '에코 테이프리스 박스(eco tapeless box)를 도입하는데, 박스 내외부에 접착물 필요 없이 상자를 접고 끼워서 밀폐하는 방식이다. 또 에어캡 대신 종이 완충제나 종이행거 박스를 도입하고 스티로폼 박스 대신 알루미늄 라미네이트 코팅된 종이박스를 사용한다. 배달의 민족은 지난 달 부터 '일회용 수저, 포크 안주셔도 돼요' 기능을 도입하고, 자회사인 '배민상회'는 생분해 종이식기를 출시하여 시판하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의 적극적 움직임
해외는 기업의 음직임이 더욱 활발한데, 플라스틱 빨대 퇴출을 선언한 글로벌 기업은 스타벅스, 맥도날드를 포함해 40곳이 넘는다.
이케아는 2020년부터 모든 매장과 레스토랑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중단하고, 삼성의 갤럭시S10 포장재에서는 재활용 종이 및 콩기름 잉크 인쇄로 플라스틱과 비닐을 배제하였다. 기네스는 맥주 캔 묶음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링을 없애고 100% 재활용 가능한 생분해성 판재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줄이고, 제품이 수명을 다한 후에도 다시 사용될 수 있는 순환형 경제 모델이 각광받고 있다. 나트라케어는 플라스틱 성분이 전혀 함유되지 않고 완전히 생분해가능한 물티슈를 출시했는데, 사용 후 물티슈를 변기에 버려도 녹아없어져 환경적으로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니 상당히 획기적이다.
그 중 지난 몇 년간 아디다스가 시행해온 연구는 괄목할만하다. 지난 KCC CMF트렌드 세미나에서도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아디다스의 프로젝트는 빠짐없이 언급해왔는데, 아디다스는 2015년부터 팔리(Parley for the Oceans)와 협업하여 해양오염 파괴를 막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디다스와 팔리는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을 원료로 하여 제품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해왔고 이제는 테스트를 넘어 실생활로 들어올 준비를 하고있다. 아디다스는 2024년까지 전제품에 재활용 폴리에스테르소재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기술은 이제 대량생산 체제에 적용될 만큼 성장했고, 지금은 단지 기회비용의 계산만 남았다고 한다.
흔적이 남지 않는 제품과 서비스
한편, 쓰레기를 전혀 남기지 않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살펴보고자 한다. 조명래 환경부장관은 지난 5월,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는 독일의 슈퍼마켓인 오리기날 운페어팍트(Original Unverpackt)에 방문하기도 했었는데, 이 곳은 2014년 크라우드 펀딩으로 후원받아 세워진 세계최초 '포장지 없는' 슈퍼마켓이다. 장바구니나 빈 병을 가져와 식료품, 비누, 세제 등 각종 생활용품을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것이다. 이처럼 포장지 없는 가게 컨셉은 세계로 퍼지고 있는데, 영국의 슈퍼마켓 언패키지드(Unpackaged), 미국의 더 필러리(The Fillery), 한국의 더 피커(The Picker)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레스토랑 Soupculture는 음식물을 먹은 후에도 버릴 것이 전혀 없도록 빵으로 만든 원뿔 모양의 컵에 수프를 제공하고, 투썸플레이스의 프리미엄 카페 브랜드인 TSP737 역시 쿠키컵 안쪽을 초콜릿으로 코팅하여 디저트로 먹을 수 있는 컵인 '에스프레소 쿠키컵'을 이번 달 출시했다.
한편, 아디다스는 올 해 한번 더 획기적인 상품을 발표했다. 그 동안 오래 신어 낡고 더러워진 신발은 쓰레기통으로 향했지만, 이를 다시 제조사로 보낼 수 있는 신발을 출시했다.
보통 신발은 가죽, 천, 플라스틱, 접착제 등 15개의 소재로 만들어져 재활용이 어렵지만 이 신발은 밑창부터 끈 까지 단 하나의 소재, TPU(열가소성 폴리우레탄)로 만들어져 필요를 다 한 후에는 분쇄해 새 운동화로 재탄생하는 업계 최초 100% 재활용 가능하다. 또, 신발에 구독형 모델이 도입될 경우, 소비자는 교체할 신발을 보낸 후, 새 신발로 업그레이드받을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은 그동안 신발산업이 생산-유통-판매로 끝나던 사이클에서 벗어나 순환형 경제로 변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바이오 플라스틱
한편 이러한 움직임과 함께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세계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 규모가
2018년 30억달러(약 3조 4764억원)에서 2023년 61억달러로 연평균 15.1%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초의 바이오 플라스틱은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PLA(Poly Lactic Acid)로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배달의 민족, 스타벅스를 비롯한 여러 기업에서 채택한 바이오 플라스틱 포장용기는 대부분 PLA 소재를 택했다. 이를 잇는 2세대 바이오 플라스틱은 지난 CMF 세미나에서도 여러번 언급되었던 사탕수수나 대나무 같은 나무의 껍질.
그 다음 원료로 떠오르는 것은 바로 녹조/갈조류부터 미역, 다시마 같은 '조류'이다. 미역/해초로 만든 포장재인 인도네시아의 Evoware는 먹을 수 있는 포장재인데, Evoware의 컵라면 포장재는 가루스프의 비닐을 뜯을 필요 없이 뜨거운 물을 부으면 녹아 없어진다고 한다.
롤리웨어(Loliware)에서 만든 빨대와 컵 역시 해초/미역을 주재료로 하여 100% 먹을 수 있는데,
색소 또한 과일과 채소에서 추출하여 화학적 성분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쉘워크스(Shellworks)는 먹고 버려진 해산물(갑각류)껍데기로 지속가능한 일회용 플라스틱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사용을 다한 후에는 액체로 녹여 다시 새로운 포장재로 만들거나, 땅에 뿌려서 비료로 역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기술적 한계는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도입한 종이빨대는 물에 먹어 눅눅해지고, 옥수수전분 빨대는 부러짐에 약하며,
우뭇가사리는 물에 장기간 두면 녹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업계가 발전하면 제품도 진화하듯이, 원재료가 개선되면서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된다.
무언가를 소비하면서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자 하는 움직임은 이제 거대한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았다. 2020~2024년 즈음에는 획기적으로 낮아진 플라스틱의 사용을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을 듯하다.
합성플라스틱의 시대가 지고 바이오플라스틱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에 따른 플라스틱 코팅(도료) 관련 시장의 변화가 예고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운명을 따라 도료 또한 함께 생분해 될 수 있도록 환경친화적인 수용성 도료가 필수가 될 것이다.
또 2세대 바이오플라스틱은 다양한 원자재로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 기술적인 한계가 있는만큼 코팅분야의 기술적 발전이 함께 요구되며, 각기 상이한 물성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솔루션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는 원소재가 그대로 드러날 수 있도록 투명한 코팅이 선호되고 있지만 바이오플라스틱이 대중화된 후에는 다시 친환경적 고채도/고휘도의 색상 구현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참고자료>
[쓰레기 대란 ②] 쓰레기 환경정책, 요람에서 무덤까지, 산업일보, 2018.6.25
유럽 기후변화 시위 이끄는 10대들, 매경프리미엄, 2019,4,30
“제품 생산단계부터 플라스틱 사용 줄이자”, 경기신문, 2019.5.6
바이오 플라스틱, 지구를 위한 새로운 대안, 행복이 가득한 집, 2018.10.12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시리즈, 대체할 수 있을까? Shipping Box, 월간디자인, 2018년 8월호
이케아 지속가능성 보고서 발표, 매일일보, 2019.3.28
싹 바꾼 갤S10 포장 ‘플라스틱 아웃’… 규제보다 먼저 움직인다, 동아일보, 2019.4.30
풀무원, 환경의 날 맞아 '친환경 포장 확대' 선언, 브릿지경제, 2019.5.20
생분해 종이 식기, 바이오 플라스틱, 친환경 비닐…‘1회용품 오남용’에 답하는 배달의 민족, 헤럴드경제, 2019.5.13
테이프 없애고 식물성 비닐로…홈쇼핑업계, 앞다퉈 친환경 포장, 뉴시스, 2019.4.17
'플라스틱 사용 0' 독일 슈퍼·화장품 가게 "이렇게 가능했다", 뉴스1, 2018.11.25
플라스틱 OUT! 빨대의 ‘착한 변신’, 동아일보, 2019.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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