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차가 더 안전하다? 자율주행 시대의 자동차 컬러

2020. 7. 8. 10:00Design Story/Mobility

글. Editor.H

 

 

 

 

코로나19로 인해 현실화된 자율주행차 시대

코로나가 불러온 멈춤의 시간은 미래의 기술을 앞당겨 오면서 동시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미래의 기술이 한 방향을 향해 가르키는 곳은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과 자율주행 물류를 비롯한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다. 이들 분야의 변화의 조짐은 코로나 이전부터 시작되어왔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가 트리거가 되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보고있다. 자율주행 상용화의 장애요소가 코로나19로 인해 빠르게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전 세대와 지역에 걸친 반강제적 디지털 경험과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의 축적, 법률의 제정과 사회적 합의가 그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도심에서 무인자율주행을 가능케 하는 법률 재정과 규제완화를 추진했고, 우리나라도  ‘미래 자동차 산업 발전 전략’(2030 국가 로드맵)에 따르면, 국토부는 2024년 까지 전국 주요 도로에 레벨4 수준의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3D입체 정밀 지도는 2024년까지 주요도로, 2030년 모든 도로를 반영해 제작되며, 경찰청은 교통관제 시스템 구축을, 국토부는 자율주행차량이 인식할 수 있도록 차선, 신호등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연구/개발을 위한 자율주행차의 임시운행 허가 제도를 개선하고, 자율차 성능 검증 체계도 신설하며, 2021년 이후, 완전자율주행을 위한 보험제도가 완성된다. 여기에 자율주행에 필요한 기술 경쟁력을 갖춰 2027년 주요 도로에서 세계최초 완전자율주행 상용화에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4년 주요도로에 완전 자율주행 인프라 갖춘다…"세계 최초”, 연합뉴스, 2019.10.15>

 

자율주행기술의 완성과 자동차의 컬러가 상관이 있을까?

있다. 그것도 아주 중요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자율주행시대의 자동차 컬러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Introducing Sea Glass, Axalta’s 2020 Automotive Color of the Year, 2020.1.7.  Axalta (클릭하면 동영상 재생)

 

 

자율주행차가 잘 인지할 수 있는 컬러군은 따로 있다

KCC와 기술제휴를 맺고있는 엑솔타(AXALTA)는 2020년 올해의 트렌드 컬러로 밝은 청록색의 '씨 글래스' 색상을 발표했다.

'씨글래스'는 강과 바다에서 영감받아 햇살에 찬란하게 반짝이는 펄 광택의 터콰이즈 블루 색상이다. 자동차에서 블루컬러는

'엑솔타 2019 세계 자동차 컬러 선호도 리포트' 에 따르면 블루는 7% 로, 화이트-블랙-그레이-실버 의 무채색 다음으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유색컬러이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유럽과 북미에서는 블루의 선호도가 10%에 달했다. 그런데, 엑솔타가 이 컬러를 선정한 것은 단지 블루의 청정하고 미래적인 이미지나 소비자 선호 때문 뿐 아니라, 자율주행시대에 적합한 컬러이기 때문이다. 

 

 

Axalta SEA GLASS  ⓒForbes

 

 

이 펄 광택의 밝은 블루컬러는 반사도가 높아 라이다(Light Detection and Ranging) 와 레이다(Radio Detection and Ranging) 모두에 잘 감지된다. 센서에 잘 감지된다는 것은 자율주행차의 안전운행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자동차의 외관을 보호하는 기능에 사용자의 취향, 거기에 안전주행의 필수요소로 자리잡은 자동차 도료. 이 쯤 되면, '안전'한 자율주행기술의 완성에서 자동차의 컬러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는 안전색은 사람의 눈이 잘 인지할 수 있는 노랑색이라는 공식을 넘어, 자율주행차량이 잘 인식할 수 있는 특정 범위의 컬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자율주행차는 블랙을 볼 수 없다

자율주행에서 주변인식을 하기 위한 장치는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이 세가지가 상호 보완하며 상황을 파악한다. 레이더는 전자기파를 통해서, 라이다는 빛을 통해서 주변 정보를 탐지한다. 이 중에서 컬러를 인지할 수 있는 것은 카메라 뿐이다. 안개가 끼거나 어두운 상황 혹은 터널을 지나 즉시 물체를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라이다와 레이더의 탐지 기능이 중요해진다. 우리는 빛의 여러가지 특성에 의해서 '색'이라고 인지하는데, 블랙 컬러 자동차의 경우, 표면이 빛을 흡수해버리기 때문에 자율주행차의 핵심 센서인 라이다가 차를 인식할 수 없다.

(빛의 특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빛과 컬러 이야기, 2015.4.2 게시글 참고)

 

블랙은 전통적으로 대형 세단의 메인 컬러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으며, 세계에서 2번째로 선호되는 컬러이다. 자동차를 대량생산한 이래로 오랜 역사를 가진 블랙컬러가, 자율주행차에 기술적으로 적용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도료사들은 라이더가 블랙컬러를 인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2019_Axalta Color Popularity Report> 

 

 

블랙 자동차를 인식시키기 위한 연구들

Lidar functional black pigments for coatings  2019.8.13  BASF (클릭하면 동영상 재생)

첫 번째는 라이다 시그널이 상도(블랙 표면)를 통과해 중도에서 다시 반사되도록 하는 것이다. 자동차 도료는 상도(클리어+베이스), 중도, 하도(전착)로 이루어지는데, 컬러를 표현하는 상도 베이스 아랫 단계(중도)를 화이트로 하여,  블랙 레이어를 통과한 후, 그 다음 레이어에서 시그널을 반사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다. 두 번째는 라이다 시그널을 반사시키는 블랙피그먼트를 사용하여 상도에서 그대로 반사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 두가지 아이디어 모두 상용화 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첫 번째 방식은, 표면에 기스가 났을 때, 중도의 밝은 컬러가 노출되어 블랙 자동차로서의 외관을 유지하기 어려운 점, 두 번째 방식은 상도에서 라이다를 반사시킬수 있는 펄 피그먼트가 인체에 유해한 크롬 산화철이 포함되어 있고, 시그널 반사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미래 자동차를 표현하는 모습에 블랙 컬러의 자동차 렌더링은 찾아보기 힘들다.

 

 

ⓒ Toyota Woven City
ⓒ Hyundai UAM

 

더욱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한 자율주행 시대의 자동차 도료

자동차 도료는 2010년대 들어서는 내구성과 외관뿐 아니라 친환경성, 공정효율성을, 2020년 이후로는 기존의 필수 요소를 충족하면서 동시에 자율주행기술을 지원하도록 더욱 기술집약적인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자율주행시대가 되면 자동차 총생산량이 줄어들어 도료사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지금은, 전기자율주행차는 배터리를 비롯한 주요 부품에 일반 자동차보다 10배 이상 많은 도료와 특수코팅제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래 자동차에서 도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한다.

완전자율주행이 상용화되기까지 센서와 도료측면에서의 기술 개발이 병행되겠지만, 밝은 컬러는 더욱 매력적인 컬러를 개발하는 것에, 어두운 컬러는 기술적 측면에서의 해결에 몰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출처>

Sea Glass, Axalta's Automotive Color of the Year 2020.   AXALTA

Lidar functional black pigments for coatings. BASF  2019.8.13

자동차용 소재기술 : 차세대 자동차 스마트 코팅 소재 기술 동향  2018.12  고분자 과학과 기술 제29권 6호

자율주행차가 못 넘은 벽 검은색, '가지'로 넘다. 2018.1.22   머니투데이

2024년 주요도로에 완전 자율주행 인프라 갖춘다…"세계 최초". 2019.10.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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