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17. 11:59ㆍDesign Story/Mobility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쓰는 많은 제품에 감성마케팅이라는 것이 깊숙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는 산업과 사회의 변화 그리고 그에 따른 소비자들의 욕구의 변화에 기인한 것이다.
과거에는 디자인이라는 것이 물리적 외형의 창출에만 국한되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사용자의 정신까지 생각하는,
즉 이성적인 측면과 감성적인 측면을 함께 충족시켜주는 디자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 중 디자인의 기본적인 요소인 C.M.F (Color, Material, Finishing)의 다양한 개발은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방안이다.
디자인의 기본 요소 중 자동차 외장컬러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컬러이다.
그렇다면 자동차 외장컬러에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며
다양한 이미지와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안료는 무엇일까?
바로 Pearl pigment 이다.
컬러를 발현하는 안료는 크게 착색안료와 광휘재라고 하는 Effect 안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착색안료란 물감과 같이 색상을 부여하는 색재에 사용되는 안료라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면 광휘재란 무엇일까?
도료가 적용되는 많은 상품들에는 메탈컬러가 입혀져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메탈컬러란 착색안료와 함께 판상모양의 금속 가루 중, 주로 알루미늄 가루를 배합하여 만들어 낸다.
이때의 알루미늄 가루가 도막 안에서 빛나는 효과를 내는데
이러한 색재를 광휘재라고 한다.
그리고 이 광휘재가 발전해서 표면과 내부의 반사광으로 간섭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을 펄(Pearl) 안료라 한다.
무더운 여름철 많은 이들이 찾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의 패키지,
여성들이 사용하는 화장품 그리고 플라스틱 등 많은 제품에 펄 안료가 사용된다.
심지어 우리회사와도 거래를 하고 있는 독일의 M社는
몇 년 전 초콜릿과 사탕에 넣어 먹을 수 있는 펄 안료까지도 상품화 하는데 이르렀다.
음식물에 사용된 펄 안료 캔두린
펄 안료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진주의 반짝임을 모방하여 개발되었다.
진주의 구조는 상대적으로 낮은 굴절률을 지닌 단백질과
상대적으로 높은 굴절률을 지닌 탄산칼슘이 반복적으로 쌓여 있는 형태이다.
따라서 빛이 각 층에서 반사, 굴절, 투과되어
진주 특유의 아름다운 무지개 빛의 이중 컬러 효과가 난다.
펄 안료는 판상결정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판상결정체의 굴절률과 매개질의 굴절률의 차이에 의해 발생되는 반사광이
간섭(Interference)을 일으켜 천연 진주와 같은 무지개 채색
또는 금속성의 광택을 주는 광학적 효과가 있는 안료이다.
Pearl Pigment 확대 이미지
유리광택, 탄성 그리고 쪼개짐의 방향성을 가진 운모(Substrate)에
높은 굴절률과 열, 화학적으로 안정적인 메탈 옥사이드(Metal Oxide)를 도포하여 만들어지는 판상 구조의 무기질 안료이다.
운모(mica)란 색상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면서 메탈 옥사이드를 운반하는 전달자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운모의 종류에 따라 천연 펄과 합성 펄로 나뉘어 진다.
천연운모 합성운모
Mica라고 하는 것은 반짝거림을 뜻하는 라틴어 "micare"에서 유래 되었다.
쪼개짐이 좋으며 매우 얇은 판으로 나뉘어져 있다.
천연마이카란 토양에 넓게 퍼져 있는 조암광물에서 얻어진 물질로 만들어지며
이 천연마이카와 유사한 성분으로 조합해서 판상결정으로 얻어 제조하는 것이 합성마이카이다.
펄을 양산하는 업체들은 합성마이카와 천연마이카를 주력으로 제조하는 형태로 나뉘어 진다.
펄 제품의 우수성은 마이카의 표면 매끄럼성이나
메탈 옥사이드의 피복 기술, 입자분포 등 가공기술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천연마이카와 합성마이카의 구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단, 천연마이카는 불순물의 농도가 높아 합성마이카보다 백색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백색도가 우수한 화이트 펄 컬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합성마이카를 이용하여 컬러를 만든다.
다음으로 운모에 코팅되는 메탈 옥사이드 종류로 구분을 해보자.
크게 간섭 펄과 착색 펄로 나뉘어 진다.
간섭 펄은 판상의 운모 표면에 높은 굴절률을 가진 TiO2를 코팅하여
빛의 간섭효과와 반사로 인하여 특정컬러를 구현한다.
간섭현상은 이전 블로그에 올려진 "빛과 컬러이야기"에 잘 소개가 되어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듯 하다.
보강(Constructive)간섭과 상쇄(Destructive)간섭현상으로 특정 파장만 남게 되어
정면 각에서는 강한 파장의 컬러가 구현되며 측면 각에서는 그 보색을 띄게 된다.
즉 보는 이의 시야 각에 따라 다른 컬러를 보여줄 수 있다.
또한 이런 간섭 펄은 TiO2의 두께를 조절하여 다양한 컬러를 구현 할 수도 있다.
간섭 펄의 원리(TiO2의 두께에 따른 컬러 구현)
TiO2는 굴절률이 n=2.7로 높으며 가공성이 용이하고
물, 용제 및 열 등의 안정성이 우수하다.
마이카는 투명성이 좋고 판상구조의 형태로 만들기 쉬우며
굴절률이 n=1.6으로 낮은 특징이 있다.
아래 보이는 사진이 현미경으로 본 간섭 펄의 사진이다.
간섭펄의 현미경 관찰 사진
다음으로 착색 펄에 대해 알아보자.
착색 펄이란 마이카에 색상을 띈 산화 철(Fe2O3)을 코팅하여
골드에서 브론즈, 와인 등의 컬러들을 보여주는 펄 Pigment이다.
이는 반사광과 투과광의 차이가 거의 없으며 masston 컬러를 띄어
간섭 펄보다 고채도 컬러를 구현하는데 용이하다.
착색 펄의 구현 원리
또한 간섭 펄과 마찬가지로 산화 철의 코팅 두께를 조절함으로써 다양한 컬러를 구현할 수 있다.
산화 철 코팅 두께에 따른 컬러 변화
지금까지 Pearl Pigment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자주 접하는 자동차 색상 중 Pearl Pigment가 적용된 컬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LF 소나타에 적용되는 아이스 화이트, 제네시스에 양산되는 마블 화이트 색상이 Pearl 안료가 적용된 대표적인 컬러다.
LF 소나타에 적용된 아이스 화이트 컬러
제네시스에 적용된 마블 화이트 컬러
이들 색상은 백색도가 우수하고 입자감이 돋보일 수 있는 펄 안료가 사용되었으며 펄 안료
특유의 진주 빛 광택과 입자감을 극대화 하기 위한 공법으로 양산되고 있다.
YF 소나타에서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레밍턴 레드 색상은
컬러가 입혀진 알루미늄 입자와 고채도 레드 펄이 어우러져
선명한 레드 컬러를 구현하였으며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사랑 받는 컬러로
후속모델인 LF 소나타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양산되고 있다.
YF 소나타에 적용된 레밍턴 레드 컬러
이처럼 펄 안료의 사용으로 그 자체로도 다채로운 컬러와 입자 효과를 표현 할 수 있는데다
다른 광휘재와 착색안료의 적절한 사용으로 보다 넓은 범위의 컬러 구현이 가능하며
개성 있고 감성 돋는 컬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지금까지 펄 안료에 대하여 알아 보았다.
우리 컬러개발팀에서 연간 개발하는 신규컬러의 65% 이상에 펄 안료가 사용되며
해외 모터쇼 참관 등을 통해 해외차종의 컬러 트렌드와 펄 컬러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또한 지속적인 신규안료 검토를 통해 독특하고 창의적인 펄 컬러 개발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으니
앞으로 컬러개발팀에서 개발되어 양산되는 펄 컬러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참고 자료 및 이미지 출처>
hyundai.com / merck-performance-materials.com / cqv.co.kr
'Design Story > Mobilit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환경 자동차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 (0) | 2016.02.26 |
---|---|
2015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0) | 2015.12.24 |
자동차 도료에 담긴 감성, 그리고 품질 (0) | 2015.07.03 |
2015 상해모터쇼 (0) | 2015.05.18 |
2015 제네바 모터쇼 (0) | 2015.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