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프샤우엔, 모로코 - 마을색채

2014. 7. 10. 16:57Design Trend/Exterior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지중해의 코발트색과 눈부신 백색으로 연상되는 그리스의 산토리니는

이미 그 색채만으로도 한해 수만명의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으며

이 풍경을 유지하기 위해 엄격한 색채 규정으로 그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다.

얼마전 대한항공 광고에서도 등장했던 이탈리아의 친퀘테레는 

5개 마을의 건물들이 색색의 파스텔톤으로 아기자기한 풍경을 이루며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죽기 전에 반드시 가봐야 할 명소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관광으로 유명한 많은 나라에서는 이미 마을의 경관 색채가

마을의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이라고 여기고

이를 보존, 형성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경관색채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지자체 별로 색채 가이드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온 국토가 모두 같은 풍경이 아닌 지역 고유의 색채 자산을 갖기를 희망한다.


그렇다면 마을의 색채는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이는 어느 순간 누군가에 의해 뚝딱 만들어진다기 보다는

수많은 사람이 오랜시간 대를 이어 살아오면서 누적된 지리적, 인문적 특성에 의해 

서서히 축척되어 오는 것이다.

전쟁의 여파로 전통의 단절을 겪은 우리로서는 참 안타까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현 시대를 살고있는 디자이너들은 우리의 삶과 문화를 잘 가꾸고

우리국토의 경관색을 재정립 할 중요한 시점에 서있다.


이에, 우리는 독특한 색채 자산으로 유명한 몇몇 마을을 살펴보고자 한다.

어떤 인문적, 지리적 배경으로 이들만의 독특한 경관을 형성하게 됐는지 살펴보자.







이번에 소개할 마을은 지중해 남서쪽, 모로코에 위치한 쉐프 샤우엔이라는 작은 마을로

특유의 푸른 색이 인상적인 곳이다.





이미지 출처 | 포토그래퍼 남인근  http://naingeun.blog.me/30169899560?Redirect=Log&from=post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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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인들에겐 '샤우엔'으로도 널리 알려진 쉐프샤우엔은

마을 뒷산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인데 염소의 두 뿔(Chouoa)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유럽인들에게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대규모 순례를 오는 스페인 관광객이 많다.


모로코는 8세기에 이슬람 왕조에 의해 건설된 이후 프랑스, 스페인, 프랑스의 침략을 받았다가

1956년에 독립하였는데,

여러 열강의 침략과 다양한 민족의 유입에 의해서인지

아랍인, 아프리카인, 유럽인, 유태인 등의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고,

종교 또한 이슬람교, 기독교, 천주교, 유대교 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다.


셰프샤우엔은 중세시대 레콘키스타(7세기 반에 걸쳐 로마 카톨릭왕국이 이베리아 반도의 

이슬람교인들을 추출한 일련의 과정)때, 

유태인과 무어인들이 집단으로 피신한 곳 중 하나로 15세기에 건설되었는데,

이 곳에 파란색으로 칠해진 건물이 많은 것은

스페인과 유대인들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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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 터를 잡은 스페인 사람들은 본토의 방식대로 하얀색으로 집을 칠하고

작은 발코니와 주홍색 기와지붕을 댔다. 실제로 이 곳의 건축물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건물 형태와 유사하다.

이베리아 반도 국가에서는 여름을 시원하게 나고 곤충을 쫓기 위한 의도로

집의 아랫부분을 파랑색으로 칠하는데

이 마을에서처럼 집 천제가 파랑색으로 칠해진 것은 이베리아 스타일은 아니다.


창문과 문에만 이슬람의 전통색깔인 초록색을 입현던 건물들이 지금의 푸른색으로 바뀐 것은 

20세기 초반 이 곳의 대다수를 점한 유대인의 관습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한다.

파랑색은 유대인의 색이며,

유대인은 하늘, 신, 천국을 의미하는 파랑색을 영적인 색으로 여겨 집 전체를 파란색으로 칠한다.

전통적으로 유대인들이 기도할 때 쓰는 천에도 파란색 실이 섞여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한 장소에서 같은 색을 칠하더라도

문화권에 따라서 전혀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재미있는 색의 사용이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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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남기고 간 파란 집은 오늘날 셰프 샤우엔의 주요한 관광자원이 되었다.

초기에는 밝은 회백색 계열의 블루였는데

관광객이 늘어나고 마을의 독특한 컬러로 주목받게 되면서

주민들이 봄마다 집을 파랗게 칠하게 되었고 지금과 같이 짙은 코발트 블루를 띄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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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샤우엔을 거닐다 보면 청록색 문과 벽, 심지어 바닥까지 온통 파란 것을 볼 수 있는데

때로는 이 곳을 거닐 때 물 속을 헤엄치는 것 같기도 하다고 한다.

또 세월이 흐르면서 여러겹으로 칠해진 블루컬러는

특히 저녁시간에 반짝거리며 아름다운 광채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