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17. 16:42ㆍDesign Story/Home Appliance
글. Editor Y
삶의 패턴이 변화하면서 ‘집’이라는 공간의 가치는 새로움으로 다채로워졌다. 게다가 불과 몇 개월 사이, 그 변화는 현저하다. 기존의 ‘의식주’라는 인간 생활의 기본 요소에서 업무, 모임, 여가 등 다양한 요소를 담고 있는 공간이 된 것이다.
집의 정의가 다양해지면서 공간을 메우는 오브제들 또한 기능은 세분화 되고 디자인은 단순해졌다. 특히 가전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소비자의 성향과 니즈를 반영한 기업 브랜드들의 고군분투가 재미있다. 그래서 오늘은, 업계와 소비자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백색’ 가전에 대한 디자인 CMF를 KCC 도료 컬러와 매칭 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 주방 위의 팔레트 ’
최근 가전 업계는 ‘그동안의 백색 가전은 잊혀질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소비자들도 이에 수긍 가는 건, 출시되는 신규 가전제품들이 형형색색의 모습을 방불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백색 가전의 대표 주자인 냉장고 및 세탁기가 전과는 달리 과감한 색과 소재, 마감을 입고 그야말로 ‘기능 중심 앞에 디자인이 존재’하는 뚜렷한 형국을 보여 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맞춤형 생활가전 브랜드 ‘프로젝트 프리즘’을 론칭하고 그 대표주자로 ‘비스포크(Bespoke)' 모델을 선보여 오고 있다. 출시 3개월 만에 삼성전자 냉장고 판매 매출 기준, 65%를 차지하며 다양한 소비자 취향의 반영이 곧 현 시장에서 중요한 트렌드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제품 타입과 패널을 선택할 수 있는 모듈형 냉장고다. 베이지와 올리브 등의 뉴트럴 계열과 라벤더, 스카이 블루, 핑크 중심의 파스텔, 딥 그린과 버건디 등의 무게감 있는 색조를 올해 10가지 컬러로 추가 도입해 총 15가지 도어 패널을 운영한다. 서울, 베를린, 스톡홀름 등의 세계 도시를 대표하는 색채와 건축물 등에서 반영한 우드, 오렌지, 펀 그린 등도 스페셜 색상으로 선보인다.
비스포크 모델 고유의 텍스처는 주방을 한결 세련되게 만든다. 소재와 마감은 갓 구워낸 토기 같은 ‘코타 메탈’과 벨벳처럼 부드러운 광택의 ‘새틴 글라스’, 맑은 유리구슬 같은 ‘글램 글라스’로 구성되어 있다. 각기 다른 소재의 적용으로 커스터 마이징에 탁월한 감성을 선사한다.
‘ 장인정신이 빚어낸 걸작 ’
인쇄기술의 발전으로 프린트 강판과 VCM필름을 덧댄 강판이 유행하며 꽃무늬 형태의 디자인이 유행을 하던 때가 있었고, 뒤를 이어 스테인리스 텍스쳐의 고급 이미지를 살린 제품들이 유행하고 있다. 또한 실제 소재를 적용하여 자재의 컬러감과 질감을 그대로 구현하려는 기술력과 맞물려 고가 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전의 정석인 LG, 그중 프리미엄 브랜드인 ‘시그니처(Signature)’라인은 타임리스(Timeless) 트렌드를 콘셉트로 정의한다. 메탈 소재 디자인에 은은한 빛을 내는 ‘노크온 매직스페이스’ 냉장고는 전면에 블랙 색상의 강화유리 소재 도어, 고급스러운 법랑 소재 등으로 은은한 달빛과 밤하늘의 신비로움을 형상화했다. 내부는 스테인리스를 적용하여 고급스럽고 편리함을 추구했다. 컬러 역시 블랙, 화이트, 메탈 등으로 모던과 클래식이 공존하는 세련됨을 강조한다.
삼성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데이코(Dacor)’역시 작년 대치동에 위치한 데이코 하우스 오픈을 필두로 국내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콘셉트의 주방가구 브랜드와 콜라보를 한 공간에 데이코 ‘모더니스트(Modernist) 컬렉션’ 가전을 일관되게 구성한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그중 가장 주목받는 냉장고는 전면에 적용된 실제 실버 서스와 그라파이트 컬러를, 내부는 화이트 아이보리 계열의 포슬린 소재를 적용하여 쿨하면서도 매끈하고 튼튼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제 ‘고급’이란 정의는 대용량 가전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1인 가구 맞춤형 프리미엄 가전’을 콘셉트로 론칭한 LG오브제의 냉장고는 북미산 에쉬 혹은 월넛 원목 소재에 나뭇결이 살아있는 피니싱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원목은 미국 하드우드 목재협회 기준 최고 등급인 ‘FAS(Firsts and Seconds)’를 받았으며 고온고압의 처리 과정을 거쳐 수분을 줄여 습기나 외부 환경에 쉽게 변형되지 않는다. 제품 색상은 블랙 브라운, 모던 그레이, 로열 네이비, 크림 아이보리, 소프트 베이지 등 인테리어 오브제로 실제 손색없는 뉴트럴 계열의 9가지로 구성되었다.
‘ 슬기로운 세탁 생활 ’
백색가전 시장에 융합 바람이 거세다. 소비자 니즈에 맞춘 편의성 강화와 공간 효율 향상을 위한 제조사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앞서 살펴본 냉장고에 못지 않은 인기로 세탁기 시장도 몸집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투박하고 순백색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기능은 물론, 디자인까지 강화한 ‘플렉시블 런드리(Felxible Laundry)’세탁기의 등장. 가전 시장에도 찾아온 ‘뉴 노멀’의 강자는 과연 누가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삼성은 ‘프로젝트 프리즘’의 일환으로 비스포크에 이어 지난 2월 ‘그랑데 AI’를 출시했다. 출시 넉 달만에 15만 대 판매고를 이룬 해당 제품의 소비자는 이름처럼 ‘AI 컨트롤 기능’과 더불어 ‘데칼코마니 디자인’을 주요 구매요인으로 꼽았다. 기능과 동시에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성향을 고려한 디자인이 구매 요인으로까지 작용하고 있음은 그저 튼튼하고 오래 쓸 수 있는 백색 가전의 시대가 종결됨을 시사하고 있다.
데칼코마니 디자인은 말 그대로 세탁기와 건조기의 디자인이 통일감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외관 디자인은 미려한 색조를 강조하기 위해 합성수지 소재로 마감하였고, 컬러는 뉴트럴 계열인’ 그레이지’와 모노 계열인 ‘블랙 캐비어’, ‘이녹스’, ‘화이트’ 총 4가지로 소비자가 가장 친숙한 색상 위주로 구성하였다. 특히 그레이와 베이지 컬러를 접목한 ‘그레이지’ 컬러는 그랑데 AI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신종 컬러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프리미엄 콘셉트로 메탈 소재 모델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 LG에서 컬러풀한 ‘트롬 워시 타워’의 등장이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그랑데 AI의 대항마로 언론과 소비자들에게 ‘잇’ 가전으로 사랑받고 있는 워시 타워는 컬러 구성부터가 사랑할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출시와 함께 선보인 기본 컬러 ‘스페이스 블랙’,’ 릴리 화이트’ 및 ‘샌드 베이지’, ‘코랄 핑크’, ‘포레스트 그린’ 등 신규 컬러 3종을 추가로 출시하고 제품 색상 라인업을 한층 더 강화했다. 세탁기와 건조기 사이의 경계선 등의 불필요한 요소를 제외한 ‘원바디 플랫 디자인’이 에지 있는 컬러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반면 초 프리미엄 라인인 시그니처에서는 컬러보다는 소재에 중점을 둔 모습이다. 정제된 라인에 블랙 강화유리를 적용한 블랙 스테인리스 , 화이트 법랑 코팅으로 모던한 아름다움과 내구성을 강조하였다. 빌트인의 기본인 피겨의 단조로운 선과 실제 소재를 그대로 적용하여 기능은 다양하게, 디자인은 ‘리얼 미니멀리즘(Real Minimalism)’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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