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반영하는 자동차 컬러 이야기

2014. 7. 10. 16:57Design Story/Mobility





전 인류는 Me Generation을 겪으면서 그 어느 때 보다도

소유물로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시대에 살고있다.

과거에 자동차는 소유하는 것 만으로도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으나

지금은 '어떤'자동차를 타는지에 따라 개인의 성향이 드러나기도 한다.

그런데 실제로 자동차 구매가 이루어 질 때, 최종 결정 단계에서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컬러라고 한다.

언제 부터 컬러가 이렇게 중요했던 것일까?

자동차 컬러는 국가와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선호하는 색상이 다르기는 하지만

되짚어보면 당시의 경제상황이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거대한 흐름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미국과 유럽에서 발달한 자동차 컬러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1880's~1910's 

GREAT CHANGES




Black times


자동차 산업의 초창기에는 컬러는 그다지 중요한 이슈가 아니었다.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자동차는 마차를 끌던 말의 자리를 동력장치가 대신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마차의 형태에 가까웠고, 최초의 자동차는 페인팅이 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블랙, 그레이, 어두운 계열의 레드나 그린컬러의 자동차도 생산되기는 했었으나

경제성과 효율성의 이유로 블랙이 대세를 이루게 되었다.

당시에는 페인터가 직접 브러쉬로 여러번 덧칠하여 페인팅하였고,

때문에 정확하고 균일한 컬러를 구현하기가 어려웠다. 

블랙 페인트가 건조되는데 필요한 시간은 4~8시간.

다른 컬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었다.

초기 증기 기관차나 증기선이 모두 블랙컬러였던 것을 떠올려본다면,

당시의 운송수단이 거의 동일한 컬러로 생산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910's


AFTER 'WORLD WAR I'




Shorten drying time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경제 활황기를 맞이하여

자동차의 보급이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미국인들의 개인 자동차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생산이 따라가기 벅찰 정도였다.


1912년, 포드사에서 대량생산을 시작하면서

자동차 전체 생산 공정에서 페인팅과 건조시간이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자

페인팅 프로세스를 가속화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1차세계대전의 잔재인 화약산업으로 부터 

니트로셀룰로스(nitrocellulose)라는 물질을 발견한다.


무광의 니트로 페인트는

건조시간을 15시간으로 단축하여 조립생산라인의 속도에 맞추어

자동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이 때 용액에 가라앉은 물질 때문에 브러쉬를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처음으로 스프레이 건이 등장하기도 했다.






컬러는 레드, 블루, 그린, 크림색 등 여러가지 색이 쓰일 수 있었지만

그 톤이 매우 제한적이었고, 이 또한 만들 때 마다 색이 조금씩 달라져서

표준화된 색상을 정확하게 맞추기는 힘들었다.

또한, 날씨의 변화에 취약하여 표면이 빨리 변질되어 칙칙해졌고, 

광을 내기 위해 린넨천으로 항상 닦아주어야 하는 수고로움이 따랐다.





1930's~1940's 


AFTER 'GREAT DEPRESSION'




 

1929년, 미국 대공황 이후, 

영화와 텔레비전 등 새로운 매체가 등장했고,

뉴욕은 마천루 경쟁을 벌이며 미국의 부와 자유를 상징하는 고층 빌딩을 세우며 최고 주가를 누렸다.

이제 막 대서양 횡단을 성공한 비행기와 곡선의 이미지는

지금보다도 풍요로운 미래와 진보를 상징하면서, 제품 등 전 분야에 걸쳐 영향을 끼치게 된다.






streamlined design


 이는 자동차 산업에도 큰 변화를 일으켜 

마차와 같던 자동차의 형태를 유선형으로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자동차 경주가 활발해지며 성능좋은 자동차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유선형 디자인은 속도감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비행기의 곡선을 차용한 것인데

실제로 자동차의 곡면은 속도와는 무관하다고 밝혀졌는데도 

그 디자인 흐름이 지속된 것을 보면, 

이 시기의 자동차 디자인이

기능보다 상징적 의미를 강화하고 스타일 위주의 과시적 형태를 추구했음을 알 수 있다.





Harder surface


 자동차 기술의 발전과 함께 다양한 컬러와 코팅기술 또한 눈에 띄는 발전을 이룩하였다.

1927년에 미국에서 개발된 알키수지에 의해서

다른 성분과 혼합되어 표면을 더욱 강화시킨 페인트를 개발하게 되었다.

표면보호 처리는 더욱 강화되었으며

이제 더이상 광택을 위해 문지를 필요도 없을 뿐더러

과거에 비하여 절반의양의 페인트로, 4시간 만에 도장이 가능해졌다.

 




Variety of colors


처음으로 구매자들은 블루, 그린, 레드컬러 그리고 황갈색 중에서 

다양한 톤 중에서 색상을 선택하여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의 블랙에 가까운 어두운 톤은 줄어들고, 밝은 톤이 증가했다.

다양해진 색상과 번쩍거리는 표면질감, 이음매 없이 매끄러운 표면은

유선형태와 결합하여 사람들에게 즉각적으로

미래와 진보의 이미지라는 인식을 심겨주었다.


 




1940's


DURING 'WORLD WAR II'






Black again


1940년대 자동차 산업은 2차 세계대전 중 군수산업에 동원되었다.

이전 시기에 확산된 자동차의 다양한 컬러는 

군용품의 효율적 생산이라는 명목하게 다시 한가지 블랙컬러로 통일되었다.

장식은 사라졌으며, 화려한 유선형의 디자인은 단순화되었다.

이 시기의 컬러는 블랙 한 가지로 축소되었지만,

지프나 스포츠카 등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가 등장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1950's~1960's 


LIBERTY & PROSPERITY






2차 세계대전 이후,

승전국인 미국에 경제적,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시대가 도래하였다.

현대미술의 흐름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왔으며,

문화의 다양성과 자유로움이 인정되었다.

현대미술을 일탈과 파괴를 통해서 새로움과 발상의 전환을 선도하였고,

존 에프 케네지 전 대통령은 미국 자유주의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마릴린 먼로는 미디어의 힘을 입어 대중의 욕망을 대변하는 섹슈얼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젋은이들은 비틀즈와 같은 아티스트를 통해 평화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고,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을 히피문화를 힘입어 표출했다.


이러한 흐름과 함께 미국 자동차 산업도 전례없던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을 선보이며

성공과 모험,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을 반영했다.






Courageous color


1946년, 파리 쇼에서 처음으로 원색의 컬러풀한 자동차 색상이 등장한다.

미국에서는 기성세대에 반발하듯 클래식한 다크한 톤을 거부한 채

전례없이 선명하고 밝은 색상의 향연이 펼쳐진다.

밝은 톤은 물론이고, 그 어느 때 보다도 선명한 원색과 다양한 톤의 

블루, 레드, 그린, 골드, 화이트, 블랙 등 수 많은 화려한 컬러가 등장하여

도로를 정복하였다.






Two-tone color


수평으로 나눈 투톤 배색의 컬러는

1960년대 자동차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이다.

바디와 루프를 다른 색상으로 하거나, 바디를 수평적으로 나누어

두가지 색으로 칠하기도 했다. 

이때 절반은 짙은 색상으로, 나머지 절반은 화이트와 같은 밝은 색상을 주로 선호하였다.






Muted shades


미국의 자동차 디자인이 대형화, 고급화, 과감한 색채의 향연이었다면,

동시대 유럽의 자동차는 다소 톤다운된 색채와 소형화의 길을 걷고 있었다.

예를 들어, 독일의 택시는 블랙이었으며

운전자들은 다크블루나 그린, 블랙, 화이트 또는 그레이 계열을 선호했다.

이와 같은 컬러들이 도로 안전에 좋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어떤 이들은 실버피니쉬를 선호했는데, 

이는 레이싱 경주에서 실버 컬러의 벤츠의 자동차가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점은 나라마다 선호하는 색상이 레이싱 경기의 자동차 컬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영국은 '브리티시 그린', 독일은 '실버', 프랑스는 '프렌치 블루', 이탈리아는 '이탈리안 레드' 등 

국가별 대표적 자동차 색상이 떠오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1970's~1990's 


GLOBAL INVIRONMENTAL ISSUES





The inconspicuous decade


 1970년대에는 두 차례의 석유 파동을 겪으면서

자동차의 연료효율성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세계 경제의 위축과 에너지 위기, 환경이슈에 대한 자각과 함께

자동차 컬러의 경향은 이전보다 소극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브라운 계열과 올리브 그린, 크림 컬러 등

자연의 색인 얼스 톤이 선호되고 

이전의 화려한 색상들은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2000's 

 INTEREST IN TECHNOLOGY





lighter color preference


2000년대의 거리를 보면 온통 그레이와 실버, 화이트 블랙 컬러의 차들로 가득하다.

2000년대 이후로 북아메리카, 유럽, 아시아에서 모두 위의 컬러가 가장 사랑 받고 있는데

이전에도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컬러는 없었다.

2003년 듀폰의 자동차 컬러 리포트에 따르면

기술의 진보에 따른 삶의 변화와 관심이 늘어나면서

밝은 무채색 톤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했다고 한다.

혹자는 아이폰하면 떠오르는 화이트와 알루미늄 실버가 이 흐름에 한 몫했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블루기미가 감도는 레드, 화이트 펄, 메탈릭, 블랙 메탈릭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있고

럭셔리 모델에서는 전통적인 블랙이 여전히 인기가 높다.

원색 중에서는 레드만이 지금까지 사랑받는 컬러로 남아있다.








자동차 산업 초기에는 코팅기술의 한계로 사용 가능한 컬러가 한정되어 있었고,

코팅 기술이 발전 하면서 더 다양한 컬러의 구현이 가능해졌다.

문화의 발전과 함께 경기가 좋을 때는 새로운 컬러를 과감하게 시도했고,

불황기 일 때는 눈에 잘 띄지 않고 유행을 타지 않는 컬러를 

조심스럽게 사용했다.

최근에는 첨단 기술 이미지의 대명사인 메탈릭 계열의 컬러에 대한 선호가 지속되고 있다.


자동차 컬러는 이처럼 당대의 경제 상황과 시대적 정신, 첨단 기술의 발전과 같은

거대한 흐름에 따라서 함께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자동차 컬러에 영향을 줄 어떤 새로운 변하가 등장할 것인지는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 할 것이다.



<참고문헌>

Jithin R. Veer, 2014. The Envolution of Color in the Americal Automotive Industry. Virginia Commonwealth Univ.

The history of Automotive paintings, STANDOX.

2012 DuPont Automotive Color Popularity Report, DuP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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